공지사항
- 등록일
-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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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 100명 중 3명 '빨간불'
서울지역 학생정서 등 검사 결과 / 100명 중 3명 자살 충동 등 겪어 / 정신건강 관심군 1만698명 달해 / 입시 경쟁·인성교육 부족 원인 / 학교보다 외부 기관 상담 선호 / 기관 간 연계 지원 시스템 미흡
서울지역 초·중·고등학생 100명 중 3명은 자살 충동 등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담당하는 기관은 여러 곳이 있지만, 기관 간 연계를 주관하거나 통합하는 조직이 따로 없어 관련 정책이나 사업이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서울시의회의 ‘서울시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인프라 현황 분석 및 서비스 연계 네트워크 구축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의 2016학년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조사 대상 초·중·고교생의 약 3.4%인 1만698명이 정신건강(자살)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검사는 초등 1,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 학생 31만851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이 전체 학년의 3분의 1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자살 위험군 등을 포함한 관심군 학생은 단순 계산으로도 3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늘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지나친 입시경쟁에 따른 스트레스와 인성교육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는 해당 학생의 학교 부적응이나 학교폭력 등으로 이어지며 성인기에 더 큰 사회문제가 될 위험이 있다”며 “최악의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신건강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 중 13.7%만이 학교 ‘위(Wee)센터’에서, 나머지는 외부기관인 정신건강증진센터(22.6%)와 청소년상담센터(24.3%), 병·의원(10.4%), 기타 기관(28.9%)에서 상담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에 참여한 임성은 서경대 교수(공공인적자원학부)는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의 학부모, 학교 담임교사와 상담교사, 외부기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학생·학부모 대부분이 인력이나 전문성 부족 등의 이유로 학교보다 외부기관에서 상담받는 것을 선호했다”며 “그러나 기관 간 연계 등이 미흡해 상태가 악화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서울시나 시교육청 담당부서 하나를 지정해 관련 사업들의 연계를 총괄케 하고, 가칭 ‘서울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서비스 연계지원센터’를 설치하라고 제안했다. 기관 연계에 따른 안내와 교육을 하고 학교 전문상담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담임교사의 업무부담 완화 등 원활한 연계를 위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임 교수는 “무엇보다 학생 정신건강 관리를 교육과 생활지도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교육당국과 교사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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